오늘도 건강한

편두통

홍쪼리 2021. 1. 12. 15:06

첫째를 낳고 돌무렵 다이어트를 했다.

뭣 모를 때라 아이 키우는 데 열심히였기에 나를 정말 갈아 넣으며 육아를 할 때였다.

밤에는 이유식 만들고 낮에는 아이를 들쳐 업고 뒷 산이며 매일 산책 다니고 청소에 빨래에...
언제나 힘이 달리고 잠이 부족했고
예전처럼 카페인의 힘을 빌어 기력을 짜내곤 했는데.

다이어트할 때는 힘든 줄 모르고 했는데 그때가 아마 내 몸의 한계였던 듯 하다.

편두통이 전구증상과 함께 찾아왔다.

이런 빛무리가 눈 전체로 퍼진다ㅠ 보기만 해도 토할 듯


위 사진이 편두통 시각 조짐 대표적 현상이며,
나는 눈부심과 함께 빛무리가 반짝이고 눈이 안보일 정도가 되고나면 욱신거리는 박동성 두통과 그리고 심한 위통, 구역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그것도 처음에는 그저 위염이 심해진 건 줄 알고 주구장창 위장약만 먹었고, 피로해서 그런 줄 알고 넘어갔더랬지.

아이가 세살쯤 되었을 때 편두통이 정말 극심하게 찾아왔고(생각해보면 이때도 다이어트네?)
두통과 눈부심으로 눈을 뜰수조차 없고 심하게 구토가 나와 구토와 두통으로 눈물만 흘리며 시간을 보내는 날이 생겨났다.

심한 두통 뒤에도 눈부심과 두통 오심이 있어서 겁이 났고, 이건 아닌거 같아서 처음엔 안과 그 다음엔 내과를 차례로 방문했다.

안과에서는 허혈성 질환이라며 뇌 촬영을 해보라고 했고 내과에서는 전형적 편두통 증세라고 했다.
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 성분 진통제를 동시에 먹으면 된다고 해서 처방 받아 먹었는데 정말 감쪽같이 통증이 사라졌다!!
(참고 편두통에 쓸 수 있는 일반의약품)

그리고 전조증상+구토는 뇌종양ㅠㅠ 가능성이 있으니 꼭 큰 병원에서 뇌ct 찍어보라는 소견을 받았다.

옴마나...

당장 집과 가까운 강남 성모병원 뇌신경과 예약을 하고 방문했더니
뇌ct와 심장검사를 진행해주셨다.

혹시모를 뇌 이상을 알아보고 드물게 심장 내 판막 구멍이 유아기에 다 닫히지 않아(난원공개존증) 간혹 편두통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결론적으로 나는 뇌 깨끗, 심장 판막사이 미세하게 구멍이 남아 있는걸로 나타났다.
복압이 높아지면 심장 판막에 난 미세한 구멍을 통해 몇 방울의 식염수가 이동하는 게 보인다고 했다. 다행히 바로 몇개월 전 심장 ct를 찍었는데 당시 정상 소견이 있어서 추가 검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교수님은 큰 이상 소견 없이 편두통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트립탄 계열의 나라믹과 구토방지제 맥페란, 그리고 급성기에 먹을 낙센에프를 처방해 주셨다.

그 뒤로도 편두통이 주기적으로 그리고 강도 높게 계속 찾아와 약 복용이 계속 되었고
예방약 인데놀 복용으로 두통 주기를 조절해 보려 했으나 잘 듣지는 않았다.

편두통이 시작되면 빛과 눈부심 전조증상기에 얼른 낙센에프를 먹고 캄캄한 방에 누워야지 안그러면 어지럼증이 심하고 속이 울렁거릴 것 같은 두려움이 찾아오곤 했다.

약을 먹으면 심한 두통은 없지만
눈 부심이나 어깨 결림, 턱 아픔 등이 지속되었고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멍한 느낌이 너무 오래 가곤 했다.

그러고보면,
직장을 다닐 때 학교 다닐 때에도 전조증상은 없지만 편두통이 왔던 적이 여러 번 있었 던 것 같다.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타이레놀이 듣지 않았으며 항상 속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에는 이게 편두통이란 생각을 못하고 단순히 위염이 심하다는 생각만 하고 계속 위장약만 먹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원래 위장이 약해 위궤양도 한번 걸렸기도 했고.

어쨌든 점점 심해지는 편두통 양상에 걱정이 쌓여갈 때쯤 둘째 아이를 임신했고,
전조증상이 있는 편두통이 매우 잦기는 했으나 타이레놀로 진정되는 다행한 수준으로 찾아오고는 했다.
(그러나 임신 기간 중에도 타이레놀을 꾸준히 복용해야 할 만큼 두통이 심했던 편이디도 했다ㅠ)

아이를 낳을 때에도 교수님께 복압때문에 자연 분만할 지 제왕절개할 지 여쭈어 보러 갔었는데 어차피 자연분만 할 거면 그냥 하라고 하셔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자연분만을 했는데,

애 낳고 이틀뒤 눈이 부신 전조증상과 함께 여지없이 편두통이 찾아왔다.

다행히 애기를 낳고도 타이레놀로 두통 조절이 가능했고 출산 후 2-3개월 정도는 타이레놀이 잘 듣다가 요즘은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로 두통을 다스리고 있다.

지금 돌아보면 당시에 커피를 많이 마셨는데 잠 부족에 카페인 과다 복용이 가장 큰 요인이었고 거기에 핸드폰 사용이 잦다는 것도 요인이었던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냐면,
둘째를 낳고 모유수유때문에 카페인을 일절 끊은 시점부터는 두통은 있어도 전조증상은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은
턱관절이나 목과 어깨 통증이 심해지면
이게 일종의 전조증상과 같아서
어깨나 턱 통증이 느껴질 때 진통제를 먹어주면 두통이나 기타 통증이 사라지는 걸 알게 되었다(여기에는 위 울렁거림이 포함된다!!)

편두통이라니!!!
그걸 몰랐더니 엄한 약만 주구장창 먹었던 것 같다.

요즘은 시력저하가 심해져서 다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나 걱정인데 이건 출산과 노화(ㅠㅠ)도 영향이 있을 듯 하여 안과부터 찾아가보려고 한다.

어쨌든 길었지만,
나도 두통으로 고생할 때 다른 사람의 기록을 많이 찾아다녔기에 나의 편두통 투병(?)기를 작성해보았다.

그리고 아플 때 아프더라도 어디가 무엇때문에 아픈 지 알아야 해결책도 찾을 수 있기에,
편두통이 원인인데 나처럼 위장약만 먹는 사람이 아무쪼록 적어졌음 좋겠다.

그리고 두통에 안 듣는다고 진통제를 함부로 사다 먹으면 만성두통이 된다고 하니 꼭꼭 신경과 진료를 받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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